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대학시절에 폐결핵을 앓았던 친구가 있었다.

대학 시절에 폐결핵을 앓았던 친구가 있었다. 의사는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시간이 갈수록 형제들이나 심지어 부모까지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어차피 죽을 자식으로 대했다. ▼ 그때 한 청년이 나타났다. 창백한 얼굴의 가엾은 처녀를 아내로 맞아 기필코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만일 결혼이 한달을 못 채우고 끝난다 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질 만큼 친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였다. 그들은 결혼했고 남편은 아내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7년을 투자했다. 미국에서 좋은 약을 사다 먹이고 철저하게 영양식을 공급하고 기침하는 아내를 업고 밤을 꼬박 새우며 간호했다.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지극한 기도와 사랑이 병마를 이겨냈다. 7년 후 예쁜 아기도 낳고 두 사람은 매우 행복하게 살았다. 친구는 늘 남편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했다. 그런 남편이 지난 해 폐암에 걸렸다. 친구는 이번에는 자기가 남편을 살려내야 한다고 했다. 그 사랑의 빚을, 생명의 빚을 갚겠노라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남편은 먼저 하나님께로 갔다. 친구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남편이 보고 싶을 때마다 눈물로 쓴 편지를 넣어두기 위해 묘지에 우체통을 세워놓았다고 했다. 지난 번 함께 묘지를 찾았을 때 어떤 심술궂은 사람이 열어놓았는지 빨간 우체통 뚜껑이 열려져 편지들이 온통 비에 젖어 있었다. 친구는 여전히 가지고 온 편지들을 울먹이며 우체통에 넣었다. 친구는 죽는 날까지 남편을 기억해 주는 일과 기도해주는 일 그리고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신앙생활을 하다가 예수님 앞에 나아가 다시 남편을 만나는 것이 자신의 남은 임무라고 믿고 있다. ▼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엡 5:8) 우리는 모두가 예수님 앞에 사랑의 빚진 자들이다. 우리의 평생 사는 동안 누구에게라도 사랑의 빚을 갚는 일은 아무리 지나쳐도 언제나 모자랄 것이다. / hjkang714@hanmail.net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