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예수님이 회당에 다시 들어가셨다(막3:1). 예수님은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뭇 사람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놀랐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서기관들과는 달랐다. 권위가 있었다(막1:21). 오늘도 회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한쪽 손 마른 사람이 거기 있는지라”(막3:2).

 

▼ 한쪽 손이 오그라든 이 사람은 이름도 없다. 다른 어떤 사람이 이 사람을 예수님 앞으로 데려오지도 않았고, 그가 주도권을 가지고 예수님을 만나 것도 아니다. 그저 ‘있는지라’, 회당 안에 그의 ‘현존’만이 언급될 뿐이다. 한쪽 손이 오그라든 장애 때문에 한 평생 하나님과 율법,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분리되어야 했다. 마른 한쪽 손을 감추며 숨어 살아왔기에 그 날도 회당 한 구석에서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고개를 숙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이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한 가운데에 일어서라”(막3:3). 분리되어 주변으로 밀려 살아왔던 그를 한 가운데로 초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는 그 자리에서 ‘한 가운데로 나와’ ‘서라’고 하셨다. 숨어 있지 말고 이제 나오라고 하셨다. 그뿐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 겨우 일어서서 한 가운데로 나온 그에게 예수님이 또 말씀 하셨다. “네 손을 내밀라”(막3:5).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 부분을 회당을 가득 메운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볼 수 있게 하라고 하셨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결코 거절할 수 없는 그 분의 눈빛에 끌려 한 가운데에 일어서서 마른 손을 내밀자 동시에 그 손이 회복되었다.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막3:5).

 

▼ 감추고 싶은 상처를 가지고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을 가운데에 다시 세우시고, 한평생 오그라든 채 살아가는 사람을 다시 일으키시는 예수님, 그 좋으신 분이 말씀하신다. 하나님과 세상과 가족과 이웃과 단절되어 오그라든 채 ‘나’만의 세계에 갇힌 삶을 바꿔 주시기 위하여 말씀하신다. ‘숨지 마라, 감추지 말라’, 너의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는 나 앞에 정말 정직해져라. “손을 내밀라”(막3:5). 아멘.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