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하나님은 스스로 온 세상에 그 이름을 나타내셨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피조물들 그 자체가 하나님의 존귀하신 이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푸르디푸른 가을 하늘마저도 거룩하신 그 분의 이름을 드러내고 있음에 감탄한 시편 기자의 고백이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19:1).

 

▼ ‘거룩’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물리적 개념이다. 피조물과는 다른 존재라는 그 개념에서 이차적으로 윤리적인 의미가 도출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아야 한다’는 말은 하나님의 초월성이 인정되고 하나님의 초월성을 인정하는 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온 우주 삼라만상을 통해 비춰지고 있는 그의 존엄하신 이름이 우리 가운데서 거룩히 여김을 받을 때, 우리는 우리가 그렇게나 갈망하는 자유, 평화, 생명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고갈과 악순환의 연속이 된다. 이 ‘거룩’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곳에 부여될 때 나타나는 결과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동방으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평지에 이르러 바벨탑을 쌓았다.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들의 의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언어의 분열이 생겨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창11:1~9).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사이의 근원적인 갈등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나님의 존재가 부인되고 사람들의 이름이 높임을 받는 곳에는 생명이 파괴되고 정의가 무너지며 자유가 말살된다.

 

▼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모세를 통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는 데서 삶이 충만해지고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에 우리에게 주신 계명이 아닌가. 그 엄청난 사랑 앞에 오늘도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간구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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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