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돈, 명예, 지위, 학식… 이것들은 삶에 꼭 필요하고 좋은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인생을 더욱 윤택하게 해 주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위해 삶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집착은 이것들이 가져다주는 삶의 고귀한 가치마저 흔들어 버릴 수 있다. 집착은 그 대상에 붙잡히게 한다. 본질을 놓치게 한다. 나와 내 삶이 집착하는 그 대상에 붙잡히고 만다.

 

▼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옛날 어느 수도원에 길 잃은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모두 가여운 고양이에게 때 맞춰 밥을 주면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기도 시간 때 기도에 집중해야 하는데 고양이가 이리저리 돌아다녀 마음이 흐트러졌다. 그래서 기도 시간 전에 고양이를 묶어 두고 밥을 주는 당번을 정했다. 이렇게 고양이를 거두는 소임이 수도자들에게 새로 생겼다. 그러자 수도원은 고양이로 인한 불편함이 사라지고 예전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왔다. 때가 되어 수도원장이 죽음을 맞게 되고 고양이도 죽게 되자 문제가 생겼다. 고양이를 거두는 소임이 없어진 것이다. 모두들 논의한 끝에 고양이 한 마리를 사왔다. 그리고 다시 기도 시간 전에 고양이를 묶어 두고 밥을 먹이는 소임이 이어졌다. 평화로운 일상이 흘러갔다.” 기도 시간 전에 고양이를 묶어 두고 밥을 주는 소임은 고양이도 살아남고 수도원의 일상도 흐트러지지 않기 위함이었다. 수도원과 고양이가 함께 평화롭게 살기위한 논의가 있었고 그 논의대로 실행되어 결국 모두에게 평화가 왔다. 시간이 흘러 수도원장도 죽고 고양이도 죽었다. 문제는 그 이후 지나간 일상이 습관화 되어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라는 본질을 놓치고 그것에 묶여 버렸다는 것이다.

 

 ▼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기 위하여’ 오늘도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내 삶과 내 생각을 묶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을 바로 알고 그 생각을 내려놓고 부릴 수 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향한 귀가 열리고, 눈이 열린다.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깨닫게 하는 말씀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3). 아멘.     /jsc@onnuri.org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