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내 인생의 책_팀 켈러의 <일과 영성>을 읽고

크리스천 직장인에게 보내는 ‘직장백서(白書)’

팀켈러_일과영성 표지

“의미 없어 보이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일이 하나님의 소명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 시킬 수 있을까?”
직장 생활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항상 가지고 있던 의문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출근하는 청년들이 정말 많다. 자기가 하는 일이 의미가 없다고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선교사나 목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청년들도 많다.
일터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직장선교사 양성’이라는 비전을 품고 사역하는 중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이라는 책을 읽었다. 놀라웠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어느 책에서도 명쾌하게 밝혀주지 않던 나의 케케묵은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 속에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일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설명한다. 일은 직무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귀중한 가치가 있다. 하나님을 닮아가는 수단이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명이라고 주장한다. 2부에서는 일의 왜곡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타락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권유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열매가 맺히지 않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속이 후련해졌다. 직장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당장 뛰어가 말해주고 싶었다. 3부에서는 복음과 직업을 연결시키고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일을 바라봐야한다고 가르쳐주고 있다.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시각으로 교회일과 세상일을 구분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캐서린 알드도프는 팀 켈러가 목회하는 리디머처치에 오기 전에는 직장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계획대로 살아야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직장을 통해 사역을 한다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성공한 직장인이거나 돈을 많이 번 사람의 간증 정도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리디머처치에서 직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우리는 완벽한 모범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의 관심은 속도다. 빨리 승진해 하나님의 영광이 되길 바란다. 하루빨리 허드렛일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길 바란다. 때문에 해마다 연말이면 인사발령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열망을 숨기지 않는다. ‘내가 승진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일이야’라고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께서도 속도를 중히 여기실까?
이 책의 서문에는 ‘반지의 제왕’의 돌킨이 쓴 <니글의 이파리(Leaf by Niggle)>라는 잘 알려지지 않는 소설의 내용이 등장한다. 니글이라는 화가가 있었는데, 그가 그리고 싶은 나무가 있었다. 그는 이파리 하나 그리는데 지나치게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나무 스케치는커녕 이파리 하나만 그리다 죽고 만다. 이 얼마나 한심하고 황당한 인생인가.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면 비극이었겠지만, 대반전이 시작된다. 니글이 천국에 가게 되고, 천국의 가장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그 나무가 있음을 보고 감격했다. “이건 선물이야!”라고 외치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그 소설의 내용과 돌킨의 삶을 통해서 팀켈러는 인생의 사명이 성공과 성취가 아니라, 영원을 향하는 방향에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직장생활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해 줄 말이 생겼다.
“<니글의 이파리>만 읽어도 짜증나는 직장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이다.”
직장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 땅의 크리스천 직장인을 축복하며 그들에게 자신 있게 이 책을 추천한다. 숙독하길 권한다. 읽고 또 읽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직장으로 보내신 하나님의 뜻에 기쁘게 반응하기를 기대한다.
/이길탁 목사(대학청년부 요셉공동체)

이길탁 목사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