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질문있습니다(8) “영적 침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2): “영혼의 깊은 밤”
이창규 목사
Q: 50대 중반의 남자 성도입니다. 한 때 즐겁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의욕도, 열정도 없어지고 자꾸 기분이 침울해지고, 몸도 아픕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았지만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마음도 힘듭니다. 말씀을 읽어도 예전 같은 깊은 감동과 영감이 없습니다. 예전의 신앙과 열정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A: 신앙인이 겪는 영적 침체는 기독교 영성신학전통에서 말하는 “영혼의 깊은 밤”(The dark night of the soul) 경험과 관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혼의 깊은 밤은 16세기 스페인의 시인이자 수도사였던 십자가의 성 요한(St. John of the Cross)에 의해 사용된 표현입니다. 그는 깊은 영성에 이르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 단계는 고요하고 평온한 영성의 시기로 창조세계와의 관계, 특히 타인과의 관계성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깊이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이러한 기쁨과 평온이 사라지고 깊은 영혼의 밤을 경험함으로 자신의 영성이 정결케 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하나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 신앙적 성숙을 이루는 시기입니다.
영혼의 깊은 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영적 침체를 설명하는 좋은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 믿음의 길을 걸으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그 와중에서 영적 침체가 찾아옵니다. 십자가의 요한의 경우, 수도원 개혁을 시도하던 중 체포되어 빛도 잘 들어오지 않은 깊은 지하 감옥에서 극도의 절식을 요구당하며 어두움과 고독 가운데 9개월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요한은 신체적 고통과 외로움, 슬픔, 상실감과 같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비롯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영적 절망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불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요한은 영혼의 깊은 밤을 통해 하나님과의 깊은 임재 가운데로 들어갔고, 자신을 얽매는 집착과 욕심으로부터 자유케 되는 영적 정화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요한의 영혼의 깊은 밤 경험은 신체, 정서, 관계, 영적인 차원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영적 침체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몸과 마음, 생각, 정서, 가정, 인간관계, 일, 삶의 스트레스, 영적 경험 등이 성도님의 영적 침체를 가져오는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원인에 대한 이해와 진단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 해결의 실마리 또한 조금씩 풀릴 수 있습니다.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탈진상태에 있다면, 쉼과 여가를 통해 신체와 마음을 새롭게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하루 정도라도 휴가를 얻어 일상에서 벗어나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어그러지거나 깨어진 관계가 있다면, 될 수 있는 대로 화해와 용서, 변화를 시도해 보십시오. 일과 가정 사이의 건강한 균형감을 유지함으로 적절한 긴장감과 함께 삶의 여유를 잃지 않도록 생각과 정서를 관리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심리내적인 기질과 성향을 이해함으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십시오. 때로는 질병이나 신체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이유로 인해 영적으로 힘들 수도 있으니 건강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도 점검하십시오. 필요하다면 목회 상담을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면 영적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데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고 영적 침체가 영혼의 깊은 밤 경험과 관련되어 있다면,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시간까지 인내하며 계속해서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