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장로칼럼

 

황혼이혼

 

한국은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들어섰다고 할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고령화가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인 해법이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고령화와 더불어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황혼이혼은 노년기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2012년 서울에서는 황혼이혼이 신혼이혼을 앞섰다는 통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 가장 풍요로워야 할 시기, 인생을 통합해서 멋진 삶의 유산을 후손들과 사회에 남겨주고 떠나야 할 시기에 한평생 살아왔던 노부부가 갈등으로 헤어진다는 것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가문 그리고 사회의 문제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유머가 있다. 60대 이후에 남자와 여자가 필요한 다섯 가지가 있다. 여자는 1위부터 돈, 건강, 딸, 친구, 강아지 순인데 반해, 남자는 1위부터 애 엄마, 아내, 부인, 집사람, 마누라라는 것이다. 60대 이후 여자들은 남편 없이도 삶이 가능하지만, 남자는 아내 없이는 살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이것을 증명이라고 하듯 황혼이혼을 요구하는 쪽이 아내가 훨씬 많다. 많은 학자들은 노년일수록 부부관계가 좋아야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강조한다. 부부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장수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 구청에서 열린 아버지학교에 몇 쌍의 노부부가 참석했다.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더 이상 참고 살기 싫다”, “애들도 다 떠났으니 혼자 살고 싶다”, “늘 쫓아다니려고 하는데 질렸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참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황혼이혼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부부가 부부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가족사회였던 예전에는 부모중심으로 살았다면 최근에는 자녀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부생활은 뒷전이고 자녀중심으로 살다 자녀들이 떠나고 나면 부부관계가 소원해져 못 산다는 것이다. 자녀양육이 어렵고 자녀를 하나둘만 낳다보니 자녀한테 집중하고 부부관계는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러기 가정이다. 성경은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해 둘이 한 몸이 되라고 말씀하고 있다. 부부가 하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 일심동체 즉, 부부가 하나 되어야만 자녀양육이 잘 되고, 자녀들을 건강하게 떠나보낼 수 있고, 자녀들이 떠난 후에도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둘째로는 친밀감의 결여다. 성경은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움이 없었다”라는 말씀을 하고 있다. 친밀감의 극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의 종류에는 열정적인 사랑, 친밀한 사랑, 헌신적인 사랑이 있다. 젊은 시절에는 열정적인 사랑이 주를 이룬다.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많은 갈등을 겪고 어려움이 있어도 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헌신적인 사랑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결혼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친밀한 사랑이다. 정서적인 친밀감이 매우 중요하다. 정서적인 친밀감이 무너지면 육체적인 연합과 영적인 연합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소통의 부재다. 즉 불통이다. 진정한 소통은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해하고 이해받고 사는 것이다.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어느 가정이라도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노년의 삶에도 갈등이 있다. 갈등을 극복하는 길은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시작된다. 소통은 듣고 말하는 것이다. 성경은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했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 소통은커녕 불통 아니 꼴통이 되어 간다는데 있다. 나이 듦의 아름다움은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고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에 있다.
노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재정, 취미활동보다 부부관계다. 부부관계가 좋아야 건강, 재정 관리도 잘 되고 취미활동도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의 평화로운 공존과 갈등관리가 중요하다.
/김성묵 장로(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 상임이사)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