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국 목사의 신앙에세이 4
관광(觀光)하는 삶
만물이 봄의 도래(到來)를 알리고 있다. 산마다 들마다 봄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봄의 생명력이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유혹한다. 차가 밀리고 막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로 치이고 바가지를 써도 괜찮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사한 옷을 차려입고 관광버스에 몸을 실어 산으로 들로 떠난다. 그러나 그들은 알까? 그들이 왜 자연을 향해 그렇게 떠나야만 하는지를? 왜 그토록 관광하고 싶어 하는지를?
성석제의 <인간적이다>라는 단편 소설집에 보면 ‘뒤집어쓰고도 남을 물’이라는 짧은 단편 소설이 나온다. 그 소설의 내용은 사막의 장관인 일출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사막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막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중동의 한 국가는 사막에 텐트형 리조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리조트를 멋지게 꾸미기 위해서 잔디를 심었다고 한다. 그 잔디가 죽지 않게 하려고 아프리카 아이들이 1년 동안 먹을 물을 하루 동안 사막에 뿌리는 이야기를 하며, 인간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꼬집는다.
“사막에서 가장 매혹적인 게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이라지요. 어느 관광객은 사막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다는 것이 참 색다른 경험이어서 오히려 휴가기간 내내 여기 사막에 머물러야 하겠다고 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는 게 진정한 관광(觀光)일 테니까요”
왜 사람들은 산에 간다고 하지 않고, 바다에 간다고 하지 않고 관광(觀光)하러, ‘빛을 보러’ 간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단지 일출을 보러 간다는 것만을 의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빛을 잃어버린 것이다. 매일 쳇바퀴 돌 듯 살아가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 그 빛을 찾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내 삶의 언저리에는 없으니 저 먼 자연 어딘가에는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떠나는 인간의 공허한 마음을 담은 말일 것이다. 사람들이 정말 보기 원하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시들어져버린 삶의 빛이다. 생활의 빛이다. 그 빛을 찾기 위해 산꼭대기에도 올라가 보고, 바다 끝에도 가보는 것이다. 사람은 빛이 필요한 존재다. 절대적으로 빛이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하나님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셨기에 사람은 하나님을 찾지 않으면 산이나 들이라도 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 수가 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요 1:1~5)
글랜 존스라는 문학가는 “가까이에 있는 불빛을 끄면 멀리 있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라고 말한다. 빛은 우리와 늘 가까이에 계시는데, 우리 안에 있는 불들이 너무 많아 빛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 빛을 찾아서 멀리 떠나는 것은 아닐까? 이번 한 주 빛을 찾아 어렵사리 관광버스에 몸을 싣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고 우리 안에 계신 그 빛 앞에 나아가 진정으로 관광(觀光)하는 한 주간이 되길 소망한다.
/안광국 목사(남양주 온누리교회)
작성자 김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