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최성석 목사의 신앙에세이 1

 

믿음의 경주(競走)

 

몇 년 전 한국영화 ‘글러브’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만 모여 있는 청주성심고등학교 야구부 이야기다. 봉황기 야구대회에 출전하는 청주성심고등학교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다. 청주성심고등학교 야구부에 퇴물 선수가 감독으로 온다. 그는 과거 최고의 투수였던 사람이 다. 그는 그곳에서 잠시 머물면서 자신에 대한 세상의 부정적 시선이 잠잠해지면 현역으로 복귀하려고 했다. 그런데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의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사랑을 보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야구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게 된다. 그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감독이 봉황기 야구대회를 앞두고 경기가 열리는 텅 빈 운동장에 야구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말한다. “잘 봐라. 그래 아무것도 없다. 그라운드에서는 숨을 곳이 없다. 실수해서 부끄럽다고, 너희가 듣지 못하는 것이 창피하다고 숨을 곳이 없는 곳이 바로 여기 그라운드다!” 그렇다. 우리도 숨을 곳이 없는 세상이라는 그라운드 위에 있다. 믿음의 경주를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고 있다. 숨을 곳 하나 없는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히브리서 12장 1절에 우리가 잘 아는 말씀이 있다. “이와 같이 우리를 둘러싼 구름같이 많은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짐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놓인 경주를 합시다.” 믿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믿음의 경주를 하는 나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실수하면 야유하고 조롱을 보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잘하는 사람은 칭찬하지만, 잘못하거나 실수하는 사람들에게는 관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은 4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가운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안정환 선수다. 16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그는 페널티킥을 실축한다. 당시 내 주변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야유를 보냈고, 조롱까지 했다. 이탈리아가 먼저 한 골을 넣으면서 안정환 선수에 대한 비난은 더 과격해졌다. 패색이 짙은 후반전 막판에 설기현 선수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연장전에 돌입했고, 아이러니하게도 페널티킥을 실축한 안정환 선수가 헤딩골로 대한민국이 역전승했다. 안정환을 비난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기 시작했다. 안정환 선수는 실수를 했음에도 끝까지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찬스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선수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수교체에 대한 주권은 감독에게 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그를 교체할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믿음으로 기다려줬다. 우리 하나님도 그러하시다. 우리가 실수해도 회복시켜주신다. 세상 사람들은 야유와 조롱을 보내고, 그만두라고 종용하지만 하나님은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다. 그렇게 우리를 응원해주신다. 하나님의 기준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답이 나오지 않는 죄인들이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를 끊임없이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믿음의 창시자요, 완성자이신 예수를 바라봅시다. 그는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기쁨을 위해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으시고 십자가를 참으셨습니다.(중략) 여러분, 거역하는 죄인들을 참으신 분을 생각하십시오. 그리하여 지쳐 낙심하지 마십시오.”(히 12:2~3)

/최성석 목사(이수공동체)

최성석 목사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