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최원준 목사의 Talk Talk 열왕기 17

 

기도의 사람 ‘히스기야’

 

남유다의 19명(아달랴 제외) 왕 가운데서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했던 왕은 딱 둘이다. 히스기야와 요시야. 이 가운데 히스기야는 남유다의 12대 왕으로서 열왕기하 저자는 18~20장까지 무려 3장을 할래해 그를 소개한다. 선지자 이사야도 36~39장까지 히스기야를 다루고 있다. 한편 역대기 저자 역시 총 4장(29~32장)에 걸쳐 히스기야를 소개하지만, 주로 그의 종교개혁(성전 정화, 성대한 유월절 절기 준수 등)에 대부분의 내용을 할애한다. 반면 열왕기와 이사야서의 경우 앗수르왕 산헤립이 유다를 침략해 그의 신하 랍사게를 통해 히스기야를 조롱하고 멸시하는 내용과 이에 대한 히스기야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히스기야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그건 기도였다. 히스기야는 ‘기도의 사람’이다. 역대기하에서 히스기야가 기도하는 모습은 “선지자 이사야와 더불어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어 기도했다”는 단 한 구절에 그친다. 또 히스기야가 죽을 병에 걸렸을 때도 “여호와께 기도했다”는 지극히 간략한 말로 처리한다. 그러나 열왕기와 이사야서는 히스기야의 기도를 부각시킨다. 그렇다고 히스기야가 기도만 하고 국방을 돌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성벽을 보수하고 외성을 쌓고, 무기와 방패를 많이 만들고, 군대 지휘관들을 세웠다(대하 32:5~7). 특히 그는 성이 포위될 경우를 대비해 수로(水路)를 만들었는데(‘히스기야의 수로’ 혹은 ‘실로암의 수로’라 불림), 예루살렘 성밖 기드론 골짜기 기혼샘의 물을 다윗성 끝의 실로암 연못까지 공급해줬다.
먼저 랍사게가 퍼부은 치욕스런 말을 듣고 히스기야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두르고 여호와의 전에 들어간다. 그리고 엘리야김과 셉나와 제사장 중 장로들에게 굵은 베를 입혀서 선지자 이사야에게 보내 기도를 부탁한다. 이에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하나님께서 한 영(靈)을 앗수르 왕에게 두어 본국으로 돌아가 살해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산헤립은 여전히 기고만장했고, 노골적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조롱하는 편지를 히스기야에게 보냈다. 히스기야는 이 모욕적인 편지를 가지고 성전에 가서 하나님 앞에 펴놓고 그 앞에서 기도한다. 이 참담한 현실을 하나님이 직접 보시라는 일종의 시위 아닐까?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셨다. 이사야를 통해 하나님이 산헤립을 심판하실 것을 선언하셨다. 그리고 그날밤 여호와의 사자가 앗수르 군사 185,000명을 쳤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들 모두가 송장이 되어 있었다. 단 하룻밤에 이뤄진 일이다. 주후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Jewish Antiquities x. 21-23)에 따르면 하나님은 강력한 전염병을 보내셨다고 기록한다. 이 사건은 이집트에 내린 10번째 재앙과 흡사하다. 하나님은 하룻밤 사이에 이집트의 모든 첫아들은 물론, 가축의 처음 난 것까지 모조리 치셨다(출 12:29). 또 다윗이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해 하나님이 이에 대해 심판하실 때도 전염병을 3일 동안 돌게 하셨다. 이때 죽은 사람이 7만명이었다(삼하 24:15). 이 세가지가 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전염병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인데, 앗수르 군사 185,000명 사망은 애굽의 10번째 재앙 다음으로 그 규모면에 있어서 압도적이다. 이 기적은 바로 히스기야의 기도에서 비롯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히스기야가 풍전등화의 위기를 극복한 비결이 기도였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가 바로 히스기야의 ‘면벽기도’다.
열왕기하 20장에 들어서면 느닷없이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때는 아직 앗수르 군대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뤄지기 전이다(“…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20:6참조). 즉 열왕기하 20장은 시간적으로 19장 이후의 일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느닷없이 이사야를 통해 히스기야가 병이 들어 죽게될 것이라고 선고하셨다. 이에 히스기야가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통곡하며 기도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면벽기도인데, 그 내용이 이사야 38:10~20에 실려있다. 히스기야는 39세에 앗수르의 침략을 받고, 거기다 죽을 병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의 기도는 주님에 대한 신뢰로 끝나고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로 마감한다.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내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내 모든 죄를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니 우리가 종신토록 여호와의 전에서 수금으로 나의 노래를 노래하리로다”(사 38:17, 20).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3일만에 낫게 해줄 것이며 15년을 더 살게 해주겠다 약속하신다. 그런데 히스기야는 병이 낫기 전에 이사야에게 말씀이 이뤄질 징조를 요구했고, 하나님은 이에 해시계 위의 해 그림자를 10도 뒤로 물러가게 하셨다. 하나님이 해가 나가고 뒤로 물러나는 것을 하실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의미다. 히스기야는 해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나는 이적을 본 유일한 사람이다. 그 기적은 기도를 통해서 왔다. 히스기야라는 이름은 ‘여호와께서 강하게 하셨다’이다. 그는 기도를 통해 강해진 사람이었다. 그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최원준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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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