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장로칼럼> 일본선교는 꾸준히 인내하는 과정

 

안식년을 맞아 4개월 동안 일본 교토대학을 방문했다. 내가 교토에 거주하는 동안 마침 ‘러브소나타 교토’ 집회가 열렸다. 나는 교토대학 직원을 초청해 러브소나타에 함께 참석했다. 교토 온누리교회 목사님이 인도하는 전도집회에서 간증을 하는 기회도 얻었다. 사모님이 인도하는 교토대학 기도모임, 리츠메이칸대학 교수가 주관하는 영어성경공부 모임에도 참석했다. 교토 온누리교회 성도들과 신앙체험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교토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간을 내서 우에다 온누리교회도 방문했다. 하용조 목사님이 쓰시던 방에서 숙박하는 등 소소한 기쁨도 누렸다.
나는 이번에 교토에 와서 일본이 사찰과 신사(神社)의 나라라는 것을 절실히 실감했다. 내 연구실이 있는 요시다 캠퍼스 뒷산에는 ‘요시다 신사’가 있다. 요시다 캠퍼스 뒷산 곳곳에 크고 작은 신사들이 많다. 교토대학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은각사를 기점으로 ‘철학의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수많은 절들이 있다. 일본인들은 수많은 신사와 절에 와서 복을 기원한다. 물과 인연을 주관하는 신을 모시는 ‘키부네신사’에서는 결혼을, 학문의 신을 모신 ‘기타노텐만구신사’에서는 합격을, 쌀의 신을 모신 ‘후시미이나리신사’에서는 풍년과 상업의 번영을 기원한다. 시주하고, 두 손 모아 소원을 비는 모습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교토에서는 7월 한 달 동안 일본 3대 마츠리(축제) 중 하나인 ‘기온마츠리’가 거행된다. 역병의 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마츠리다. 메인행사가 있었던 7월 17일에는 태풍으로 인해 행사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도 일본인들은 미코시(가마)에 비닐을 씌워 행사를 진행했다. 일본인들의 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신심(信心)이 얼마나 깊고, 보편적인 것인지를 실감했다.
신앙의 대상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신사와 사찰, 풍습들은 일본인 특유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기에 일본 선교는 일본인과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에 기초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 크리스천 일본인 교수와 대화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효과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사영리 전도’가 일본인들에게는 효과가 낮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인들은 남에게 폐 안 끼치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죄인이라는 지적은 수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논리적으로 받아들인 것이지 가슴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출석으로 연결되는 확률이 낮은 것이라고 했다.
신사와 사찰로 둘러싸인 일본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에 출석한다는 것은 공동체에서 벗어나 소외되는 삶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큰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전도를 통해 복음의 씨앗을 뿌린 일본인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상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하나님이 유일한 신이라는 것을 전도자의 삶을 통해 확신시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본 선교는 일본인의 눈에 씌워진 오랜 문화적 관습이라는 비늘을 벗기기 위해서 꾸준히 인내해야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김재일 장로(일본어예배부)

김재일 장로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