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영화 ‘로렌조 오일’을 보고

목회칼럼

교회 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

 

영화 로렌조 오일

 

만 원의 가치는 얼마일까. 어떤 이는 만 원은 만원 일 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만 원으로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8번 탈 수 있다(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1,250원이다). 그런데 런던에서는 지하철을 딱 한 번 밖에 탈 수 없다. 종이에 적힌 숫자는 똑같은데 가치가 다르다. 만 원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노력의 가치는 어떻게 매길 수 있을까.
영화 ‘로렌조 오일’은 불치병에 걸린 아들(로렌조)과 그 아들을 살리기 위한 부모의 노력을 그린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로렌조의 병명은 이름도 낯선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다. 몸에서 생성되는 지방산 물질이 뇌로 들어가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심한 감정기복을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병이 진행되면 시력과 청력을 잃는다. 발병 후 2년 내에 결국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영화에서 부모는 아이의 치료를 의뢰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이 거부한다. 연구재원 부족과 연구자료 부족(적은 환자 수)이 그 이유다. 결국 로렌조의 부모는 아이의 병을 직접 연구하기 시작한다. 직장까지 그만두고 도서관과 연구소를 오간다.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논문들과 의학전문가들이 볼법한 의학서적들을 연구한다. 하지만 그들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 발짝 전진했다 싶으면 다시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 그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때 로렌조의 아버지가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보, 어쩌면 지금 우리가 하는 이 연구는 로렌조를 위한 것이 아닐지도 몰라.”
아들을 살리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들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최소한의 전진을 계속한다.
교회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교회 일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경우가 있다.
“2박 3일 동안의 여름캠프로 아이가 변하기나 할까?”
“이번에 보면 몇 년, 아니 평생을 못 볼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공을 들여 아웃리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나?”
이 시대는 노력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결과로 가늠한다. 결과는 효율과 속도로 판가름 난다. 영화 한 편을 수초 내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시대다. 역사상 가장 많은 리더십에 관련된 책이 출판되는 시대다. 그만큼 효율성과 눈에 보이는 결과가 노력의 가치를 가늠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기준은 다르다. 하나님 나라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효율이 아니라 성실함이 더 강조된다.
교회 일을 하는 사람은 농부와 같다. 풍성한 열매가 맺히길 기대하며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다. 앞으로의 기상 상황과 씨가 갖고 있는 성장성에 대해 미리 알 수 없지만 그 씨가 자라 맺을 열매를 바라본다. 그 열매를 나눠먹을 기쁨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나님 나라의 기준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며,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교회 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다.
오랜 연구 끝에 로렌조의 부모는 아들의 신경세포를 망치는 지방산을 분해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지방산 분해 성분이 있는 식용기름을 섭취함으로 로렌조의 증상은 현저히 개선되었다. 그들의 아들은 2년이 아닌 25년을 더 살게 되었다. 이 식용기름은 훗날 ‘로렌조오일’로 명명되었다.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들은 기뻐하며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귀한 씨를 들고 울며 나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기뻐하며 단을 거두어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시 126:5-6).”

 

이재원 목사

 

/ 이재원 목사(양재 차세대)

작성자  김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