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설 연휴, 가정은 평안하셨습니까?”

전문가 기고
 
부부의 건강한 의사소통이 갈등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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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민족의 대명절 설이었다.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안부를 주고받고, 회포를 푸는 날이다. 1년에 두 번 있는 명절을 즐겁고 유쾌하게 보낸 이들도 있고, 가족 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어려움을 겪은 가정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 명절은 스트레스가 없고 편한 시간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겪었던 명절은 힘들고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부모님은 평소에도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고, 갈등을 잘 해결하지 못하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명절이면 부부 간 불화가 더 심해졌고, 해결되지 않은 갈등으로 인해 부부싸움을 하셨기 때문에 내게 명절은 기다려지는 날이 아니라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날이었다. 명절 때 겪는 부모님의 갈등 대부분은 친가와 관련된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평소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 못한 것이 명절에 친가문제가 더해지면서 극대화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명절 때마다 음식을 간소화하고,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나고 있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갈등과 스트레스 없애는 ‘건강한 소통’ 
 
명절이 지나면 부부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많아진다. 나는 그들에게 명절갈등을 다루기보다 평소갈등을 잘 다룰 수 있도록 부부소통을 코칭한다. 명절에는 평소 해결되지 않았던 부부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부부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부부가 대화도 거의 없고,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회피만 하고 있다면 일상의 대화를 조금씩 늘려보자.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난하지 않기’다.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한 부분은 부부의 부정적인 대화 가운데 이루어지는 비난이다. “당신이 잘못했잖아. 당신 때문이야”, “왜 이랬어?”라는 식으로 상대를 탓하거나 비난하는 말을 멈춰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부드럽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연습을 하자. 예를 들면, “당신 때문에 예배시간에 늦잖아. 왜 빨리 준비 못해”라고 하기보다는 “나는 예배시간에 늦는 것이 너무 불편해. 조금만 빨리 준비하고 출발해서 늦지 않게 가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평소 이렇게 대화하면 명절에 갈등상황이 벌어져도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원하는 것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왜 당신 집을 먼저 가야 해? 왜 하루 자고 점심까지 먹고 와야 해?”라고 하기보다 “나는 명절에 우리 집에도 먼저 갔으면 좋겠고, 명절날 아침 먹고 바로 출발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보자. 부부가 대화를 통해 조율해서 결정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고 정직하게 말해서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추측하는 말, 이중메시지는 잘못된 소통이다. 상대의 태도와 말을 듣고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상대가 이런 생각으로 말했을 것이다’ 혹은 ‘이런 태도는 나에 대해 이런 마음이기 때문이야’라고 혼자 추측해서 오해하지 말자는 것이다. 
“괜찮다, 나는 다 필요 없다”, “괜찮아요. 그렇게 다 할게요”는 이중메시지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입니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셋째, ‘무리하게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작년 명절에 고관절염으로 다리가 너무 아파서 시댁에 내려가는 게 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제가 다리가 아파서 장시간 차를 탈 수가 없어요. 이번 명절에는 못 갈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리고 쉬었다. 8시간 동안 꼬박 차에 앉아 갈 수 없었기에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시부모님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분별해서 정중하게 소통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잘하려고 애를 쓰면 도리어 더 힘들어진다. 사람마다 해낼 수 있는 일의 분량과 그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다르다.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할 것이 너무 많은 경우 해낼 수 있는 일의 분량이 얼마큼인지 알리는 것이다. 힘들고 불편한 마음으로 일을 힘겹게 해내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양만큼 일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는 것이 더 낫다. 나는 어머님과 요리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정리와 설거지만 한다. 어머님께 솔직히 말씀드렸고, 어머님도 동의하셨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식사준비나 식사 후 정리할 때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함께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나는 무거운 것을 들거나 식사 이후 정리할 때 남편한테 도와달라고 한다. 우리 시댁은 남자들이 거의 안 움직이는 문화였다. 그러나 시댁에 워낙 남자가 많고 여자들은 적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레 남자들과 아이들도 뒷정리를 돕는다. 
쉼이 필요할 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거나 산책,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오자고 요청해도 좋다. 나는 매번 명절 때 남편과 근처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온다. 진짜 쉼이 되기에 명절 때 카페투어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배우자의 필요를 물어보고 배우자가 쉼과 회복을 원하는 방식으로 명절 이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넷째,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요청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떠나야 할 시간을 눈치 보며 견디지 말고, 미리 언제쯤 갈 것인지 배우자를 통해 전달해도 좋다.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도움이 필요한 영역을 알리면 갈등이 최소화된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기보다 정확하게 요청하라. 나도 처음에는 2박3일, 3박4일을 지내다가 몸이 힘들어지면서 1박2일로 정했고, 차가 막히는 시간을 피해서 다니고 있다.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보다 가족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해서 다니고 있다. 
 
“가족들을 위해서 수고했어, 애썼어”
 
명절은 모두가 수고한 날이다. 그렇기에 서로에 대한 감사함을 말로 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부모님께 명절에 수고하고 애쓰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고 격려해 드리자.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하시고, 가족들을 돌보신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자. 배우자와 아이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해주라. 원하는 격려의 말을 요청하고, 격려를 충분히 누려라. 예를 들어 “여보, 나는 당신에게 듣고 싶은 격려의 말이 ‘명절에 가족들을 위해서 수고했어, 애썼어’라는 말이에요”라고 요청하라. 배우자는 그 말을 그대로 반영해서 격려해주면 된다. 자신이 수고한 것에 대해 격려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기쁨이 생길 것이다. 
자신도 격려해줘야 한다. “수고했어. 애썼어.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한거야”라고 토닥토닥 해주자. 집으로 오는 길에 휴양림 같은 곳에서 쉬어도 좋고, 외출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거나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도 자신을 격려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배우자와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갈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순간순간 배우자에게 마음상태를 알려서 감정을 해소하라. 배우자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당신 마음이 그랬구나”라는 말로 공감만 해줘도 된다. 특히 양가 부모님에게 배우자나 상대편 부모님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비난하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라. 더 큰 갈등으로 증폭된다. 
갈등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명절이 되어야 한다. 명절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평소 소통하고 배려하는 부부가 되길 바란다. 비난보다는 격려의 말을, 원하는 바를 애매모호한 표현이 아니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정중하게 요청하는 대화를 해보라. 평소 꾸준히 하다보면 명절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 김숙경 소장(김숙경사랑연구소) 

<발문> 
“배우자에게 마음상태 알려서 감정을 해소하라!
비난보다 격려의 말, 원하는 바를 정확하고, 
구체적이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대화를 
꾸준히 하다보면 갈등에 대처할 수 있다”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