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세이 - 하나님의 독특한 교육법
신앙에세이
하나님의 독특한 교육법
“강현아, 가서 전구 좀 교환해 오거라.”
아버지의 심부름을 받았다. 지금은 아주 쉬운 심부름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극히 내성적인 아이였다. 일단 아버지의 명이니 집을 나섰으나 내 마음은 심히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어린 나이에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한 번 산 제품, 개봉한 제품을 바꿔 달라고 하면 엄청 욕먹을 텐데…”
나는 전파사에 도착해서 가져온 A제품을 B제품으로 교환해달라는 말 대신 B제품을 사러 왔다고 아저씨에게 말했다. A보다 B가 더 비싸서 아버지가 주신 돈을 활용했다. 내 계획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교환이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안심하며 집으로 갔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교환이 안 되어 사 왔다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화를 내시며 그 전파사 전화번호를 알아 오라고 나를 다시 보내셨다. 큰일 났다. 거짓말이 들통 날 위기다. 아버지는 포병장교였다. 신상필벌이 분명한 분이다. 거짓말이 들통 나는 순간 내가 얼마나 두들겨 맞을지 불 보듯 뻔하였다.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아버지에게 알려드리러 가는 시간까지가 매우 길었다. 지금도 그 긴 시간이 느껴질 정도다.
거의 죽을 운명에 처해 있는 나는 아버지께 전화번호를 드렸다.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통화 내용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내가 교환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는 내용일 것이다. 통화하는 아버지의 눈빛을 살폈다.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것 같은 매서운 눈빛이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좌불안석이었다. 아버지가 전화를 끊으셨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잘못에 상응하는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의 심정으로 떨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강현아, 가서 전구 교환해 오거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왜 안 때리시지? 아, 갔다 와서 본격적으로 때리시려나?’ 생각했다. 우선 위험지역을 벗어나 집을 재빨리 나섰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또 있었다. ‘전파사 주인아저씨는 얼마나 격렬한 눈초리로 나를 보실까?’ 안심도 잠시, 걱정의 파도가 다시 몰려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또 벌어졌다. 아저씨는 그냥 말없이 전구를 교환해주셨다. 표정에서 경멸하거나 비난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아버지는 그냥 말없이 전구를 받으셔서 작업을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내게 베푸신 은혜가 바로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베푸시는 은혜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가 실수하거나 잘못하더라도 하나님은 그 실수와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시기보다 사랑과 온유로 선대하신다. 만일 우리가 저질렀던 죄악 그대로 처벌을 받았다면 우리는 이미 죽었어야 한다. 하지만 자비롭고 은혜로운 하나님은 사랑으로 허다한 우리의 죄악을 덮으신다(잠 10:12, 벧전 4:8).
신기하게도 나는 그 사건 이후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적과 질책이 아니라 사랑과 온유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교육법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경험하고 있다.
한 가지 사건이 더 떠오른다. 6살 때 아는 형 집에서 휴대용 게임기 ‘스페이스호크’(3만원)가 너무 재밌어서 유치원 가방에 담아왔다. 집에서 몰래 하다가 여동생에게 발각되었다. 여동생이 고자질해서 어머니가 알아버리셨다. 혼날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그 게임기 주인 어머니에게 돌려주시면서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으셨다. “강현이가 장난감을 빌리고 싶은 마음에 가져왔나봐. 이제 돌려줄게.” 두 분 모두 웃으시면서 대화하셨다. 돌려주자마자 어머니는 바로 백화점으로 나를 데리고 가셔서 같은 게임기를 사주셨다. 어머니는 대충 알고 계셨다고 한다. 내가 어머니에게 자주 찾아가서 “엄마, 유치원 가방 절대로 열면 안 돼요. 절대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교육법으로 교육한 어머니 덕분에 이 도둑질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둑질이 되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날마다 경험하는 우리도 사랑과 온유로 교육하고 양육하며 서로를 대하면 좋겠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성령의 지도를 따라 사는 사람이니,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온유한 마음으로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갈 6:1上, 공동번역).
/ 이강현 목사(양지 온누리교회)
아버지의 심부름을 받았다. 지금은 아주 쉬운 심부름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극히 내성적인 아이였다. 일단 아버지의 명이니 집을 나섰으나 내 마음은 심히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어린 나이에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한 번 산 제품, 개봉한 제품을 바꿔 달라고 하면 엄청 욕먹을 텐데…”
나는 전파사에 도착해서 가져온 A제품을 B제품으로 교환해달라는 말 대신 B제품을 사러 왔다고 아저씨에게 말했다. A보다 B가 더 비싸서 아버지가 주신 돈을 활용했다. 내 계획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교환이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안심하며 집으로 갔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교환이 안 되어 사 왔다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화를 내시며 그 전파사 전화번호를 알아 오라고 나를 다시 보내셨다. 큰일 났다. 거짓말이 들통 날 위기다. 아버지는 포병장교였다. 신상필벌이 분명한 분이다. 거짓말이 들통 나는 순간 내가 얼마나 두들겨 맞을지 불 보듯 뻔하였다.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아버지에게 알려드리러 가는 시간까지가 매우 길었다. 지금도 그 긴 시간이 느껴질 정도다.
거의 죽을 운명에 처해 있는 나는 아버지께 전화번호를 드렸다.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통화 내용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내가 교환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는 내용일 것이다. 통화하는 아버지의 눈빛을 살폈다.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것 같은 매서운 눈빛이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좌불안석이었다. 아버지가 전화를 끊으셨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잘못에 상응하는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의 심정으로 떨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강현아, 가서 전구 교환해 오거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왜 안 때리시지? 아, 갔다 와서 본격적으로 때리시려나?’ 생각했다. 우선 위험지역을 벗어나 집을 재빨리 나섰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또 있었다. ‘전파사 주인아저씨는 얼마나 격렬한 눈초리로 나를 보실까?’ 안심도 잠시, 걱정의 파도가 다시 몰려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또 벌어졌다. 아저씨는 그냥 말없이 전구를 교환해주셨다. 표정에서 경멸하거나 비난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아버지는 그냥 말없이 전구를 받으셔서 작업을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내게 베푸신 은혜가 바로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베푸시는 은혜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가 실수하거나 잘못하더라도 하나님은 그 실수와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시기보다 사랑과 온유로 선대하신다. 만일 우리가 저질렀던 죄악 그대로 처벌을 받았다면 우리는 이미 죽었어야 한다. 하지만 자비롭고 은혜로운 하나님은 사랑으로 허다한 우리의 죄악을 덮으신다(잠 10:12, 벧전 4:8).
신기하게도 나는 그 사건 이후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적과 질책이 아니라 사랑과 온유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교육법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경험하고 있다.
한 가지 사건이 더 떠오른다. 6살 때 아는 형 집에서 휴대용 게임기 ‘스페이스호크’(3만원)가 너무 재밌어서 유치원 가방에 담아왔다. 집에서 몰래 하다가 여동생에게 발각되었다. 여동생이 고자질해서 어머니가 알아버리셨다. 혼날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그 게임기 주인 어머니에게 돌려주시면서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으셨다. “강현이가 장난감을 빌리고 싶은 마음에 가져왔나봐. 이제 돌려줄게.” 두 분 모두 웃으시면서 대화하셨다. 돌려주자마자 어머니는 바로 백화점으로 나를 데리고 가셔서 같은 게임기를 사주셨다. 어머니는 대충 알고 계셨다고 한다. 내가 어머니에게 자주 찾아가서 “엄마, 유치원 가방 절대로 열면 안 돼요. 절대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교육법으로 교육한 어머니 덕분에 이 도둑질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둑질이 되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날마다 경험하는 우리도 사랑과 온유로 교육하고 양육하며 서로를 대하면 좋겠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성령의 지도를 따라 사는 사람이니,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온유한 마음으로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갈 6:1上, 공동번역).
/ 이강현 목사(양지 온누리교회)
작성자 홍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