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있는 람풍을 다녀왔다. 어둑어둑할 무렵 시내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나지막한 산엘 올랐다. 건너편 높은 산마루에서 날아오는 비늘구름 사이로 붉은 노을이 곱게 걸렸다. 갑자기 람풍 전체가 마치 굿판을 벌여놓은 듯 흐느적흐느적 엉키는 소리로 요란해졌다. 시내에 있는 2만2,000여 개 사원에서 일제히 ‘무아찐’이 울렸다. 저녁기도를 알리는 신호이다. ▼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무조건 다섯 가지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라고 선언하는 ‘샤하다’,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드리는 ‘살랏’, 가난한 자, 장애자, 억압 받는 자를 돕기 위해 소득의 일부를 기부하는 ‘자캇’, 이슬람 달력으로 아홉 번째 달 동안 행해지는 단식인 ‘라마단’,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꼭 한 번 해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 순례 ‘하지’다. 그 ‘하지’를 앞둔 전날 밤이어서인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아잔과 무아찐 소리가 뒤섞여 큰 물줄기처럼 꿈틀댔다. 삽시간에 람풍은 아비규환의 수라장이 되었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오르니 인도양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그렇다. 바람이었다. 사람을 바짝 긴장시키는 칼바람이나 추위가 없기에 사시사철 무더운 람풍을 식힐 바람이 불어야 했다. 람풍에게 필요한 것은 매인 것을 풀어 자유함을 누리게 할 복음의 바람, 성령의 바람, 진리의 바람이었다. ▼ 하나님이 주셨기에 먼저 큰 은혜를 누리고 있는 온누리교회가 가난과 질병과 무지라는 그늘 속에서 겨우 생명만을 끈질기게 이어오고 있는 미전도종족, 그들이 애끓게 살아가는 람풍을 입양하고 계속 돌봐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아멘. / jsc@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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