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사람의 얼굴은 세월의 파도와 바람에 이리저리 깎이고 패어져 가는 바위와 같다. 하지만 그 세월이 비껴가는 게 있다. 하나님을 향한 변치 않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세월의 파도와 바람에서 벗어나 늘 새 하늘 새 땅의 새 날을 살아가게 한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영원한 청춘을 살게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희망을 둘 때 늘 밝고 푸르고 맑은 삶이 된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이 사라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본다. 하나님을 평생 섬기다가 침침해지는 눈, 희어져 가는 머리카락, 늘어나는 주름살이기에 서편 산에 저무는 저녁놀까지 오히려 편안하고 넉넉하게 관조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소냐는 돈 많은 노파를 살해한 후 자기를 찾아온 애인 라스콜리니프에게 애절한 절규를 쏟아낸다. “어서 일어나 곧장 네거리로 가서 네가 더럽힌 땅에 엎드려 입 맞추고 사방 온 세상을 향해 절을 하면서, ‘나는 살인죄를 범했다’고 소리쳐야 해. 그러면 하나님은 너를 다시 살려 주실 거야! 가서 그렇게 하겠니? 그렇게 하겠느냐 말이야. 우리 같이 가자! 그리고 함께 그 고통의 십자가를 짊어지자.” 소냐의 이 절규는 깊은 인생 체험으로부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눈이 열린 사람만이 토해 낼 수 신앙고백이요, 신앙 간증이다. 사랑하는 애인의 고난에 동참하는 소냐의 가슴은 참으로 따듯하다. 소냐는 말로만 마음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실천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신비 안에 사는 참사람이다. 깊은 영적체험을 겪은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 예순여덟 분의 은퇴 장로님들, 한평생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신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한 분 한 분 이 분들의 일생을 이야기 나누면 하나님만이 ‘삶의 방향’이고 ‘삶의 의미’이다.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기에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작아도 크게, 좁아도 넓게, 얕아도 깊게, 낮아도 높게 넉넉한 부자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를 가르치고 있다.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 (잠16:31). 아멘.     / jsc@onnuri.org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