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하나님께서는 손수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신다. 모세가 하나님께 여쭸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의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출3:13). 하나님이 대답하셨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출3:14).
▼ 하나님께서 당신 이름을 밝히신 것은 사람을 비롯한 이 세상 모든 만물이 하나님, 오직 그 분 한분만을 유일한 이름으로 받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야훼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고 그분께 기도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은 그분의 이름을 외쳐 부르며(사12:4), 그 분을 바라보고 기다리며(시27:14), 그 이름으로 간구한다(시99:6). 김춘수 시인의 글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시 ‘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름은 무의미, 허무로부터 존재를 이끌어 내어 준다. 이름은 만물의 본질을 규정한다. 그래서 이름은 곧 존재이며, 이름은 그 이름을 가진 존재의 됨됨이를 나타낸다. 일찍이 시편 기자는 하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을 하늘 위에 두셨나이다”(시8:1). 하나님은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온 세상에 위엄이 넘치도록 그 이름을 나타내셨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창조물들이 그 자체의 모습으로 하나님의 존귀하신 이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여호와께서 천하의 왕이 되시리니 그 날에는 여호와께서 홀로 한 분이실 것이요 그의 이름이 홀로 하나이실 것이라”(슥14:9). 이 땅에 그의 이름이 홀로 하나이길, 그래서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길 간절히 바라는 스가랴 선지자의 애끓는 마음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게 간구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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