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홀로코스트에 대한 가장 강력한 문학적 표현으로 평가받는 소설 <밤(Night)>의 저자인 엘리 위젤(Elie Wiesel)의 글 가운데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이 하늘 왕자에 앉은 하나님 앞에 가서 물었다. “사람과 하나님 노릇 중에 어느 편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님 노릇이 더 힘들지. 나는 온 우주, 은하계와 별들을 신경 써야 한다. 인간인 그대야 식구들과 직장밖에 신경 쓸 게 더 있는가?”
▼ “그건 그렇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무한정한 시간과 능력이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일을 해내는 것 자체가 아니라 한정된 능력과 짧은 인생살이 동안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게 힘들다는 거예요.” “그대는 도대체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군. 하나님 노릇은 상상할 수 없이 힘든 일이야.” “하나님은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말씀하실 수가 있습니까? 하나님은 사람 노릇을 해보신 일이 없고 저는 하나님이 되어 본 적이 없는데요. 그러면 우리 딱 1초 동안만 자리를 바꿔 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하나님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피차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딱 1초만 그렇게 한 뒤 다시 바꾸면 되지요.” 하나님은 내키지 않았지만 사람이 워낙 졸라대자 마지못해 동의했고, 마침내 하나님과 사람이 서로 역할을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일단 하나님의 자리에 앉은 그 사람은 다시 자리를 내 주려 하지 않았고, 그 때부터 인간이 이 세상의 통치자가 되고 하나님은 멀리 내쫓기고 말았다. 이 우화처럼 인간은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를 원한다. 성공과 권력과 돈과 명성을 얻기를 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우주 안에는 유한한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난제들이 쌓여 있다. 인간은 이런 문제들을 책임지고 싶어 하지도 않지만, 근원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도 없다.
▼ 그래서 우리는 이 우주만물을 인간이 아닌 전능하신 바로 그 분이 주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분의 통치와 주권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그 분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거룩한 이름’이신 바로 그 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앞에 겸손히 무릎 꿇어 기도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멘.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