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세상의 빛(The light of the word)’이라는 그림이 있다. 라파엘 전파의 주요 구성원이었던 헌트(Hunt William Holman)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 그림에서 예수님은 등불을 손에 들고 문밖에 서 계신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 주변에 덩굴이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다. 참으로 오랫동안 그 문이 굳게 닫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문은 밖에서 열 수 있는 문고리가 없다. 안에서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절대로 들어갈 수가 없다.

 

▼ 주님은 이 시간에도 나와 깊은 교제를 나누기 위하여 문을 두드리신다. 언제 어디든지 동행하겠다며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 온 우주만물을 지은 바로 그 분께서 내 안에 머무시겠다는 것이다. 그 분이 내 안에 계시면 천하 만물이 내 소유가 된다. 나와 동행하시는 예수님, 하나님의 현존에서 이루어지는 기쁨, 평강, 자유, 희망, 감사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라난다. 이 세상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운 체험을 한다. 그뿐이 아니다. 그 분이 내 안에 계심으로 비로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린다. 말씀이 이해되고 꿀처럼 달콤한 성경이 그냥 좋아진다. 그 분이 내 안에 계심으로 비로소 하나님과 깊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기도가 행복해진다. 그러나 내 안에 그 분이 계시지 않으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모든 것이 그림자로 변한다. 실재가 아닌 허상은 영혼을 채우지 못한다. 그래서 값진 많은 것을 지니고 있어도, 많은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위대한 과업을 성취하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밤새 성경을 암송하며 울부짖어도 그것들은 단지 그 분이 계시지 않는 빈 공간을 채우려는 허망한 몸짓으로 끝난다.

 

▼ 영원을 사모하는 존재로, 하나님과 서로 사랑해야 하는 특별한 존재로 나를 지으신 그 분께서 오늘도 ‘세상의 빛’, 등불을 비추시며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 ‘나와 더불어 먹겠다’고 하신다.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 약속의 말씀인가.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아멘.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