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안식 후 첫날이었다. 아직 날이 어두운 새벽에 마리아와 다른 여자들이 예수의 시신에 발라 드릴 향품을 가지고 무덤으로 달려갔다. 그 무덤은 큰 돌로 닫혀 있었고(막16:1-4) 로마 총독 빌라도의 명에 따라 봉인되어졌었다(마27:65,66). 이런 무덤이 열려 있었고, 더욱이 비어 있었다. 너무 놀란 여인들은 뛰어가 베드로와 요한에게 알렸다. “사람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모르겠어요?”
▼ 베드로와 요한이 달음박질하여 무덤으로 갔다. 공생애 3년 내내 그분을 좇았음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을 확인한 두 제자는 곧장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마리아는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사탄의 권세로부터 구원해 주신 분이 아닌가?’, ‘사랑하는 그 분의 시신이 사라졌는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무덤 곁에서 울었다. 뜨거운 눈물이 가려진 눈을 씻어 주었다. 여태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예수의 시체 뉘었던 자리에 앉아 있다. “어찌하여 우느냐?” “사람들이 내 주를 가져갔나이다.” 천사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문득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부활하신 예수를 보았지만 ‘사람들이 스승의 시신을 다른 데로 옮겨 놓았다는 자기 판단’ 때문에 그 분을 동산지기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여자여”라고 부르실 때에는 부활하신 예수를 보면서 보지 못하더니, “마리아야”하고 부르시자 바로 스승을 알아보았다. ‘여자’는 구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개념이다. ‘개념’으로 만날 수 있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 그 분이 세상에 하나뿐인 ‘마리아야’ 라고 부르셨을 때 드디어 귀가 열리면서 눈이 열렸다. 그렇게 애타게 찾았던 그 분, 죽음에서 승리한 예수를 보았다.
▼ 십자가 현장의 증인이며 무덤에 찾아 온 첫 번째 사람이었던 마리아는 천사를 보았고,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 첫 번째 사람이 되었고, 그 기쁜 소식을 전하는 정말 특별한 은혜를 누렸다. 부활의 아침,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분의 음성을 듣고 귀가 열리고 눈이 열림으로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 그 분을 만방에 선포하는 아름다운 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주를 보았다…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요20:18). 아멘.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