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온누리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는 오랜 세월 그렇게나 앙망해 온 메시아가 곧 오시어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리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메시아가 오시어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하나님께 택함을 받은 거룩한 백성인 자신들이 새롭게 회개하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대표적인 집단이 바리새인 무리들이었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며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함으로 메시아가 빨리 와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세워져야 한다고 외쳤다.

 

▼ 에센 무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 사해 주변 쿰란(Qumran) 동굴들에 모여 살던 무리들인 에센파(Essenes) 역시 하나님 말씀, 즉 구약을 깊이 공부하며 율법을 더욱 잘 지키기로 헌신한 무리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망과 꿈, 그리고 신학적인 이해를 담아 기도문을 작성하였다. 카디쉬 기도와 18번 축복 기도가 그러하다. 유대인들은 유대 회당에서 설교 끝에 짤막한 형태의 기도인 카다시 기도를 다 함께 낭송했다. 또한 하루에 세 번, 아침과 오후와 저녁이 시작되는 시간에 반드시 18번 축복 기도를 드렸다. 이 때, ‘곧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맞이하기 위해 ‘회개할 것’을 외친 ‘광야의 선지자’가 있었다. 세례 요한이다. 그의 메시지 중심은 '회개하라’였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으니 회개해야 한다는 것, 곧 임박한 종말과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것이 그의 메시지였다. 요한 역시 자기의 종말론적 소망을 담은 기도문을 자신의 제자들에게 가르쳐서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도록 했다. 그래서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요한이 자기 제자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줄 것’을 예수님께 요청했다(눅11:1).

 

▼ 제자들이 바라 본 예수님은 다르셨다. 예수님은 회당이나 길모퉁이에 서서 기도하지 않으셨다. 이방 사람들처럼 말을 반복하고 많이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으나 불로 임하실 심판을 강조한 요한과는 달리 심판을 통한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을 깊이 깨닫게 하셨다. 그 분이, 하나님 공동체의 본질적인 신앙과 이상과 소망을 담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다. 우리가 걸어야 할 영적 여정의 로드맵이 되는, 참으로, 참으로 소중한 메시지이다.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눅11:1). 아멘.

작성자  온누리